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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스타 K2

Samsonite 2010. 11. 12. 12:40

화제 집중!‘슈퍼스타 K2’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은 개편 때마다 생겨나고, 출연자들은 차고 넘치지만 이토록 주목을 받은 프로그램과 사람들이 또 있을까 싶다. 놀라운 가창력, 도전의 과정, 절절한 사연에 예상치 못한 반전, 긴장감 있는 진행에서 나오는 재미는 어떤 영화나 드라마 못지않을 정도다. 회를 거듭할 때마다 화제가 되고 있는 <슈퍼스타 K2>, 이슈의 중심에 선 ‘톱 3’ 허각, 존박, 장재인을 소개한다.

<슈퍼스타 K2> ‘톱 3’ 허각, 존박, 장재인의 인터뷰에 앞서 엠넷 미디어 홍보팀 직원은 이들이 “연예인이 아닌 일반인”임을 강조했다. 부드럽게 진행해달라는 소리였다.

독한 질문도 감수해야 하는 연예인과 달리, 이들은 매체에 거의 노출된 적이 없는 사람들이다. 게다가 프로그램 출연 기간에는 합숙을 하며 휴대폰이나 인터넷, TV 등 외부 매체와 일체 단절된 상태로 지낸다. 자신들이 얼마나 인기가 있는지도, 어떤 이슈로 검색어 순위에 오르고 있는지도 자세히 모르는 상태. 공개 방송에서 들려오는 함성만으로 외부에서 자신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 가늠할 뿐이다.

누가 최종 한 명으로 남을 것인가?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빅3 안에 들었다는 사실만으로 이들은 충분히 실력을 인정받은 것이다. 지난 10월 15일 방송에서 장재인이 탈락했지만, 아무도 그녀가 나머지 두 남자에 비해 실력이 뒤떨어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누가 영예를 차지해도 반론을 제기할 수 없을 만큼 이들은 각자의 개성으로 빛났다. 이들 모두가 우승자다.

불행한 시절, 노래하며 견뎠다

‘한국의 폴 포츠’허각


무대 배경은 하늘로 바뀌고, 허각이 무대 중심을 향해 달려간다. 그가 직접 한 무대 연출은 촌스러울 정도로 성실했고, 그의 노래는 더없이 좋았다. 음악을 통해 사람을 감동시킨다는 것은 이런 것일까? 이 무대를 통해 그가 본선 진출이 확정되었을 때 시청자들은 그를 따라 울었다.

비슷한 처지 사람들한테 희망 주고 싶어

허각을 이야기할 때 가장 먼저 그의 개인사를 언급하게 된다. 그는 중학교를 겨우 졸업했다. 방황의 시간을 보내면서 중학교를 중퇴했고, 나중에 다시 마음먹고 재입학해 중학교 졸업장을 땄지만, 늦은 나이에 고등학교에 다니기는 쉽지 않았다. 이후 천장 환풍기 수리공으로 일하며 거리 공연을 다녔다. 지독히 가난한 시절이었다. 어릴 때부터 어머니 없이 아버지와 살았고, 아버지마저 병을 앓았다. 서울에 올라와서는 어머니를 찾으려고 했지만 아직 만나지 못한 상태.

“제 이야기가 알려지고 사람들이 저를 그렇게 바라보는 것에 대해서는 부담스럽지 않아요. 저와 같이 결손 가정에서 자란 분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어요.‘부끄러워하지 말라’고 이야기하고 싶어요. 다만 제가 노래를 할 때 아픈 가족사를 떠올리는 건 걱정이 돼요.”

그 시절을 버틸 수 있는 힘은 무엇인지 물었다. 그는 “아버지와 형, 그리고 사랑하는 여자친구”라고 답했다. 그는 일찌감치 방송에서 여자친구를 공개한 바 있다. 공개방송에 찾아온 그녀는 “아프다고 하던데 건강 잘 챙기면서 최선을 다했으면 좋겠다”고 남자친구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남겼다. 여자친구가 찾아온 날 허각은 에코의 ‘행복한 나를’을 부르기 전 “여자친구에게 고백한다는 느낌으로 부르겠다”는 각오로 무대에 서서 좋은 성적을 냈다. 그는 여자친구와 결혼을 묻는 질문에 “결혼할 생각이 있다”고 답했다. 함께 힘든 시간을 보내온 그의 형은 방송 때마다 방청석에 앉아 눈물을 흘린다.

“같이 노래하는 형제로서, 제가 좋은 성적을 받는 것에 대리만족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슈퍼스타 K로의 영예, 평생 좋은 부담이 될 것

허각은 어려서부터 노래에 재능을 보였다. 중학교 1학년 때인 14세에는 우연히 동네 쇼핑몰에서 주최한 노래 대회에 나가 1등을 했다. 이후 그는 쌍둥이 형과 함께 각종 동네 대회를 휩쓸었고, 행사도 다니며 돈을 벌었다. 당연히 보컬 수업은 한 번도 받아본 적이 없다.

“노래 대회에서 1등을 한 이후부터 공연 요청이 많이 들어오게 됐어요. 제 인생은 그때를 기점으로 달라졌죠. 이후 백화점이나 쇼핑몰, 길거리 공연 등 수많은 행사에서 노래를 불렀어요. 그리고 <슈퍼스타 K2>까지 도전하게 됐네요.”

톱3 중 허각은 예능의 끼를 가장 많이 보이는 후보다. 외모로 존박을 이길 수 없지만 개그 본능과 거침없는 예능감으로 예능인을 겸한 가수로 성공할 것이라 점쳐지기도 한다. 그는 6년 전 <진실게임>에 쌍둥이 형과 나란히 출연해 끼를 뽐내기도 했다. 자신의 매력을 묻는 질문에는 “모르겠지만, 나는 뭐든지 짧고 굵다”라고 말해 ‘역시 허각’이라는 생각이 들게 했다.

최고의 무대를 마련하는 허각은 매회 긴장된 마음으로 무대를 준비하고 있다. 치열했던 경쟁도 끝나고, 답답했던 합숙 훈련도 이제 끝이 난다. 자신의 길을 걸어갈 허각에게 팬들이 거는 기대가 크다.

“저를 지지해준 팬들에게 정말 감사해요. 할 수만 있다면 한 분 한 분 찾아가서 고개 숙여 인사를 드리고 싶을 정도예요. 지난 톱 11과 함께했던 모든 것이 그리워질 것 같아요. 그 시간은 평생 잊지 못할 겁니다. 앞으로 좋은 가수로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야겠지만, 언제나 ‘슈퍼스타 K2의 톱3’였다는 수식어는 늘 잘해야겠다는 부담감으로 다가올 거 같아요. 좋은 부담감이죠.”

부모의 나라에서 진실된 자신과 만나다

‘예견된 스타’ 존박


<슈퍼스타 K2>를 즐겨보는 한 지인이 이런 이야기를 했다. “존박이 초반에 탈락했다면 <슈퍼스타 K>가 지금처럼 인기가 있었을까?” 그 정도로 존박은 방송 인기요인의 큰 역할을 했다. 실력은 있지만 다소 투박했던 다른 후보들과 달리, 훤칠한 키와 뚜렷한 이목구비, 유창한 영어실력까지 존박은 여심을 흔드는 멋진 외모로 여성 시청자들을 단숨에 끌어들였다. 실력이야 <아메리칸 아이돌>부터 인정받은 부분이었다. 그럼에도 그는 끊임없이 특혜 논란에 시달렸다. 이승철이 나서서 “의도적인 상황은 전혀 없다. 다만 존박은 무대에 설 때마다 발전되거나 새로운 모습을 많이 보여주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다른 출연자들도 마찬가지지만 존박이 그 변화나 발전이 더욱 커서 극적이라 느낄 수도 있을 것 같다”고 해명했을 정도. 주영훈은 이들 셋 중 가장 성공할 사람으로 존박을 지목하기도 했다.

게다가 과거 사진이나 성형 의혹, 애국가 자세 논란 등이 인터넷을 중심으로 연일 화제가 됐다. 이런 과도한 관심은 그가 이미 스타 대열에 섰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바람둥이 설이 겉잡을 수 없이 퍼지자 존박은 이에 대해 강하게 부인했다.

“절대 바람둥이가 아닌데, 왜 그런 말이 나왔을까요? 저는 학창시절 여자에게 인기 있는 스타일은 아니었어요. 그리고 합숙소에 있으니 밖의 상황은 잘 모르고요. 미국과 한국의 문화 차이도 있는 것 같아요.”

그는 현재 여자친구가 없다. 이 프로그램에 출연하기 1년 전쯤, 같은 학교에 다니던 친구와의 교제가 마지막 연애라고.

한국은 언제든 내가 돌아갈 고향

존박은 <슈퍼스타 K2> 이전 <아메리칸 아이돌>로 한국에 알려졌다. 당시 이 방송이 한국에서도 방송되어 그의 선전을 한국에서도 응원하기도 했다. 그는 그 시절 한인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한국인임이 자랑스럽다”고 밝힌 바 있다. 그에게 한국은 어떤 의미일까?

“나의 고향이자 사랑하는 모국입니다. 결국은 내가 돌아가야 할 곳이라고 생각했어요.”
최근 그의 팬클럽 ‘갓 블레스 존’에서 어머니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의 어머니는 “미국에서 비주류의 느낌을 받았는데, 아들이 한국인으로서 따뜻함을 느끼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존박의 어머니는 아들의 한국행을 적극적으로 지지한 사람이었다. 한국 문화에 낯선 아들이 한국에 대해 공부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거라는 생각에서였다. 어머니의 기대만큼이나 존박은 한국 문화를 잘 익혀가는 중이다. 합숙을 통해 한국인의 끈끈한 정을 배워갔다. 특히 ‘슈퍼스타 게이’로 불릴 정도로 톱2에 나란히 오른 허각과 우정이 화제가 됐다. 허각은 어머니를 만나지 못한 존박을 위해 미션 1등으로 얻은 기회를 기꺼이 제공했다. “맏형으로서 아빠처럼 정말 잘 챙겨준다”고 칭찬하기도 했다.

그에게는 모든 것이 특별했다. 같은 꿈을 가진 사람들과 함께 일과를 보낸다는 건 정말 특별한 경험이라고 말한다.

“톱11 합숙 생활은 방송이 끝나도 결코 잊지 못할 것 같아요. 같이 살면서 하루하루 평범하게 보냈던 일들이 정말 잊지 못할 추억이에요. 식사부터 연습, 함께 준비했던 공연 등 다시 이런 날이 올 수 있을까요?”

우선 ‘좋은 가수’가 되는 것이 목표

많은 사람들이 그의 우승을 예견했지만, 톱3에 오기까지 그리 만만한 여정은 아니었다. 그는 ‘슈퍼위크’에서 고배를 마셨다. 그러나 패자부활전이라는 기회를 통해 다시 투입됐다. 이때를 그는 “내 인생의 하이라이트”라고 말한다.

“<슈퍼스타 K2>를 통해 자신감과 무대 경험, 음악에 대한 열정 그리고 내 길에 대한 확신을 얻었어요. 하루하루 도전하면서 얻은 정말 값진 재산이죠.”

존박이 가수의 꿈을 키운 건 고등학교 3학년 때부터였다. 노래는 그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어줬다.

“어렸을 때는 낯을 가리는 내성적인 아이였어요. 마음도 약하고 자신감도 부족하고….
고등학교 때부터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는데, 그러면서 그런 약한 부분이 사라진 것 같아요. 이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감을 완전히 찾았고요.”

존박에게 노래는 날개였다. 그 날개를 펼치게 한 것은 바로 <슈퍼스타 K2>였다. 그는 방송이 끝난 후 더 자주 보게 될지도 모른다. 기회가 되고 제의가 들어온다면 배우 등 다양한 활동도 하고 싶다. 일단 지금의 꿈은 가수다. 단지 스타가 아닌 “좋은 가수”가 되고 싶다.

“무엇보다 노래를 하고 싶어요. <슈퍼스타 K2>에 도전하면서 노래에 대한 간절한 마음이 더 생기게 되었으니까요. 단순히 노래하는 가수 존박이 아닌, 봉사활동 등 좋은 일도 많이 해서 오래도록 대중에게 사랑받는 가수가 되고 싶어요.”

그녀에게는 그녀의 길이 있다

‘싱어송 라이터’ 장재인


장재인은 과감했고, 신선했다. 첫 번째 오디션에서는 바닥에 앉아 기타를 치며 자작곡을 불렀다. ‘톱4’로 선 무대에서는 신발을 벗어던지고 맨발로 무대에 섰다. 개성 있는 목소리는 좋은 목소리를 가진 후보 중에서도 단연 빛이 났다. 익숙한 노래도 그녀를 통해 새롭게 태어났다. 딱히 가창력이 필요 없을 것 같았던 ‘신데렐라’나 ‘초대’와 같은 곡은 자신만의 해석으로 완전히 다른 느낌으로 표현해냈다.

기타나 피아노 등 악기를 잘 다루고 작곡까지도 소화해내는 그녀는 다른 사람들이 스타의 길을 가려고 할 때 묵묵히 싱어송 라이터의 길을 걸어가고 있었다. 그녀를 아끼는 사람은 심사위원뿐이 아니었다. 가수 윤건은 그녀의 노래에 대해 “넌 소름이었어”, “가사 전달력은 재인이가 탁월” 등 트위터를 통해 실시간으로 지지를 보이기도 했다. 보컬 트레이닝을 맡았던 박선주 역시 “장재인은 스펀지처럼 다양한 스타일을 흡수하는 능력을 가졌다”고 극찬했다. 시청자들 역시 그녀의 우승을 조심스럽게 점쳤다. 톱3 대결을 펼치던 날 그녀가 ‘레몬 트리’를 부르자 “역시 장재인”이라는 감탄이 쏟아져나왔다. 그녀의 고배는 누구도 예상치 못한 것이었다. 심사위원에게는 좋은 점수를 얻었으나 시청자의 선택은 존박과 허각이었다. 그러나 그녀는 “오빠들이 잘돼서 너무 좋다”며 진심으로 기뻐했다. 항상 “오빠들이 우승할 것 같다”고 말하던 그녀였다.

노래는 나를 표현하는 유일한 수단

장재인은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부터 악기를 배웠다. 서툴렀지만 생각나는 대로 작곡도 했다. 그렇지만 딱히 가수를 해야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계기는 알려지다시피 불우한 성장기에 있었다. 그녀는 초등학교 4학년 때 친구들에게 ‘왕따’를 당했고, 이 시기에 노래를 제대로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음악을 하고 살아야겠다고 마음먹은 건 중학교 3학년 때였다. 그리고 이듬해인 고등학교 1학년 때 자퇴를 했다. 독학으로 기타를 배웠고, 자신의 음악을 만들어갔다.

“마음과 머리가 복잡했어요. 음악은 제 이야기를 하는 수단이었죠. 그 시절 글을 쓰고 노래를 만들었어요. 음악이 저를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이자 제 자신이죠.”

실제로 톱3 중 막내인 그녀는 아직 소녀티를 벗지 못한 말투가 인상적이지만, 막상 무대에만 오르면 180도 다른 사람이 되었다. 이러한 변화를 가장 기쁘게 받아들이고 있는 사람은 바로 그녀의 부모. 고등학교를 자퇴한 가수 지망생 딸을 바라보는 부모의 마음이 어땠을지 짐작이 간다.

“어릴 때는 노래하는 것을 많이 반대하셨어요. 지금은 사람들이 제 노래를 좋아해주는 걸 보고 기뻐하시죠.”

직접 만든 내 노래로 관객과 만날 터

<슈퍼스타 K2>를 통해서 그녀는 그동안 생각지도 못했던 경험을 했다. 평소 입어보지 않았던 스타일의 옷을 입거나, 불러보지 못했던 스타일의 노래를 소화해냈다. 유명해지니 악플에도 시달렸다. ‘스타일 표절’, ‘성형’ 등 루머도 돌았다.

“처음 생방송을 할 때는 조금 긴장했어요. 슈퍼위크 첫째 날이기도 해서 그날이 가장 떨렸던 것 같아요. ‘초대’를 준비하는 기간이 가장 힘들었어요. 새로운 도전이었고, 제게 가장 어려운 곡이었죠. 그래도 그 시간을 거쳐오면서 여러 가지 상황에 대한 대처 능력을 배웠어요. 어떤 무대에서든 편하게 노래하는 무대 경험 또한 저를 성장하게 했어요.”

그녀는 함께 경쟁했던 후보들을 ‘가족’이라고 표현한다.

“여럿이 합숙했던 생활이 정말 그리울 것 같아요. 노래하는 즐거움과 함께 새로운 가족에게서 느낄 수 있는 끈끈한 정을 느낄 수 있게 해줬어요.”

그녀는 “언젠가 한 번쯤 산울림 김창완 선배와 듀엣 무대에 서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그녀는 함께 동고동락했던 이들과는 확실히 다른 길을 걸어갈 것이다. <슈퍼스타 K2>가 끝난 후 장재인은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아마 공연장에 있을 것 같아요. 음악이 흐르는 곳이면 어디서든 저를 만날 수 있지 않을까요? 제 음악이란 제 자작곡을 말해요. 제가 완전히 녹아 있는, 감정이 나와 일치하는 음악, 그런 음악을 하고 싶어요.”


/ 여성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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